주저하지 않고 기회를 잡다

편백숲 사장 박순랑 씨는 지금의 자리에서 약 12년 동안 홀로 식당을 운영했다. 처음 시작은 돌솥밥집이었다. 부담 없는 메뉴와 가격, 오랜 시간 다져진 사장님의 솜씨에 손님들은 많았다. 하지만 돌솥의 무게는 생각보다 버거웠다.
“돌솥을 나르느라 손목이며 팔꿈치가 다 망가져 버렸어요. 저 혼자 하기에는 너무 힘이 들더라고요.”
홀로 해낸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식당이었기에 아쉽지만 돌솥 메뉴는 접어두어야 했고 결국 손님의 발길은 점차 뜸해졌다. 손님들의 발길을 되돌려놓기 위해 오리백숙으로 메뉴를 변경했다. 예약제로 운영되던 식당은 홀로 운영이 가능했지만, 경기가 어려워지고 박순랑 씨의 식당은 다시 힘든 시기를 맞고 말았다.
박순랑 씨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언젠가 우연히 보았던 TV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정·태·영·삼 맛캐다 프로젝트 2호점 통리 ‘황소머리국밥’의 개점 소식이 소개되고 있었던 것. 식당을 운영하는 12년 동안 가게 관리나 수리에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상황이었기에 방송을 보며 ‘나도 기회가 되면 한번 신청해야겠다’는 생각을 마음에 담아두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신문전단지를 통해 ‘정·태·영·삼 맛캐다 프로젝트’ 지원자 모집소식을 접했다. 아마도 첫 지원자였기에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주저함이 없었다.

‘잘 맞았던’ 강원랜드 희망재단의 지원군들

잘 맞았다. 박순랑 씨를 위해 나온 강원랜드 희망재단의 지원군들과 한 달 간의 시간을 함께하며 들었던 생각이다. 특히 박상근 셰프로부터 요리 컨설팅을 받고 실습을 하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셰프님의 설명은 쉬웠고 귀에 쏙쏙 들어왔다. 듣는 입장에서 본다면 사실 박순랑 씨에게는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는 일정이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동해까지 버스를 타고 이어 기차로 갈아탔다. 몇 시간의 여정을 거쳐 강원랜드에 도착하면 오전 9시부터 본격적인 수업이 진행됐다. 수업을 마치고 4시 18분 기차를 타면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일요일을 제외한 한 달 내내 같은 일과가 이어졌다.
한창 때인 사람도 힘들어할 만한 일정이었다. 강행군이었지만 피곤한 줄도,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작은 음식점에서 일해본 경험만 있으니까, 호텔은 이렇게 체계적으로 돌아가는구나 싶고, 그게 참 좋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식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전문적인 교육은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칼질도 다시 배웠어요. 처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생소한 곳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니까 힘들 게 없고, 재밌더라고요.”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을 보며

“셰프님이 나 보고, 돈 못 버는 이유를 알겠대. 마음만 좋아 가지고 남기지 않고 퍼 주기만 한다고. (웃음) 그런데 난 마음에 그런 게 없어. 그렇게 살았으니까 주변에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많아요. 그걸 보면 지금껏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고요.”
박순랑 씨는 자신과 또 이 가게를 위해 힘써주는 재능기부 팀을 보면서, 그리고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누군가에게 자신 또한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껏 베푸는 게 익숙하고 언제나 넉넉한 사람이었는데, 지금보다 ‘더’ 베푸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얘기하는 그녀. 박순랑 씨를 보며 우리 인생을 장사라고 본다면 진짜 ‘남는 장사’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그간 어렵게 식당을 운영하며 이윤 없는 장사를 했던 사장님은 비록 남는게 없는 장사를 해왔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을 재산으로 남기는 두둑한 장사를 해왔던 것은 아닐까. ‘편백숲’의 대표 메뉴 ‘편백찜’의 담백한 소고기 육질과 향긋하게 배어든 편백향이 사뭇 박순랑 씨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 좋은 사장님에게서 풍기는 좋은 향기가 부디 많은 이들의 걸음을 이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정태영삼이란 강원랜드가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강원남부 폐광지역인 정선, 태백, 영월, 삼척 4개 시·군과 협업하여 만든 통합관광브랜드입니다.
· 강원랜드희망재단은 지역 영세식당의 자생력을 높이고 마을 상권을 넓히자는 취지에서 지역상생 프로젝트 정·태·영·삼 맛캐다!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